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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

hwriter 2019. 6. 14. 23:55

전에 조카가 도롱뇽을 키웠는데 약간 불안했다.

오래 못 사는 동물 아닌가 싶어서.

점점 점점 동생네 못 가게 되었고 그 사이에 죽은 모양이었다.

다시 만났을 때도 굳이 묻지 않았다. 

한참 후에 작은 조카가 우리 집에 왔을 때, XX이가 죽었다고 말했다, 약간 슬픈듯이.

그 때 잘 대응을 못 했다.

슬펐겠다 정도 말해줬으면 좋았을텐데, 그 말을 꺼내면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그냥 아무 말도 안했다.

생각해보니 머리라도 쓰다듬어 줄 걸 그랬네.

내가 이모가 아니라 엄마라면 어느 정도 감정적인 모습을 보여도 괜찮을 것 같은데

난 이모니까. 거기서 갑자기 우는 건 좀 얼토당토않잖아.

지금 5000보를 채우려고 거실을 걸으면서 다른 일도 생각이 났다.

무슨 애니메이션이었던가. 횟집 수족관 물고기들 이야기인데,

마지막에 주인공 물고기가 자기 희생을 했다고. 그 땐 큰 조카가 얘기했는데

그 때도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겨우 참았다.

비슷한 일이니까.. 걷는 동안 연이어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났다. 

못 본 지 꽤 오래됐는데, 서너달에 한 번씩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구만.

재미있게 놀아주고 돌봐주고 대화한 적이 더 많을텐데

잘 못해준 것만 생각나고....

재작년에 조카가 내 무릎에 앉으려고 했는데 내가 엄마랑 얘기하는 데 집중하느라 그냥 무릎을 세우고 있어서

조카가 시도하다가 그냥 갔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앉으라 해도 안 앉을거다, 커서.

자꾸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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