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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초치기

hwriter 2019. 6. 8. 15:25

며칠전부터 5000보씩 걷기 시작해서 어제까지는 무사히 성공.

걸음이 느린 편이라 한 시간 정도는 나름대로 제대로 걸어야 오천보가 나온다.

그런데 엄마가 요즘 계속 운동하라고 잔소리를 한다.

어제까지는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오늘은 폭발했다.

한 번만 더 운동하라고 잔소리하면 엄마 티비를 박살내겠다고.

그만하라고 해도 끊임없이 말하던 인간이, 그랬더니 더이상 암말안한다.

나를 위해서라는데... 하필 내가 나름 운동을 시작했을 때

그건 운동도 아니라며 잔소리를 스타트하는 게 나를 위한 건가.

그 놈의 완벽주의로, 또 내가 하는 모든 게 우스워보이니까 그런 거지.

어쩌면 저 인간은 내가 운동하는 게 싫은 걸지도 모른다.

운동하는 나는 내가 아니거든.

오천보 걷는 게 대단한 운동은 아니지만, 3시간 외출에 육천보 걷고 사흘간 전신 통증에 고생한 이후로 

스스로 운동 좀 해야겠다고 깨달아서 시작한 건데.

혹시 넌 내 말 안 듣고 뭘 스스로 시작하면 안돼. 라는 그런... 건가.

설명은 잘 못하겠지만,

저 인간도 자기가 매번 저러는 거 모를 거고, 자기성찰도 안되는 인간이니까.

몇 년전에 내가 하루 만보씩 걷기를 시작했을 때도 꼭 저런 식으로 초를 쳤었다.

무서운 인간.

나를 끊임없이 통제하려 든다.

결국 이성을 잃은 나는 오랫만에 미친년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고 또 자괴감, 자기혐오감을 느끼는 건 내 몫이지.

모성애도 공감능력도 없는 인간이 자식은 왜 낳아서. 

나아가서는 이런 생각마저 든다. 사람을 미친년을 만들어 놓고서

"내가 저 미친년 때문에 인생이 이렇게 됐어"라고 자기합리화를 또 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실제로 3,4년전쯤에 내게 그렇게 말했었다.

그 땐 싸우지도 않고 아무일도 없을 땐데 갑자기 나한테 그러는 거다.

그래서 그 말 듣고, 또 미친년으로 화했었지.

가끔 나를 미친년을 만들면서, 자기 인생 마지막이 저 모양이 된 걸 합리화하고 있는 것 같다, 저 인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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