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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그 표정

hwriter 2019. 9. 4. 21:27

낮잠 자다가 깼는데 엄마가 상추를 씻으래서 나왔다.

흐르는 물에 씻으라는데 바로 옆에서 삼겹살을 굽고 있어서 기름이 튀어서 내가 버럭했더니.

또 그 표정을 짓는다.

니가 어딜 감히. 어허. 

뭐 이런 표정이다.

차라리 나처럼 짜증을 내고 욕을 하고 말로 표현을 해.

왜 그런 표정을 짓는 건지.

아주 어릴 때부터 보아온 표정인데 아주 불쾌하다.

어렸을 땐 무서웠겠지.

지금은 아주 짜증난다. 

어릴 때 동생한테 잔소리랄까 언어폭력할 때 옆에서 말리면 지었던 그 표정이다.

인상을 찌푸리면서 "니까짓 게 어디 감히." 하는.

말로 "아니, 잠깐, 기다려봐, 말리지마." 뭐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 아주 기분나쁜 표정을 짓는다.

자신의 절대 권한을 침범받은 표정. 

사람 개무시하는 버릇은 못 고쳤군.

요즘도 몇 달에 한번씩 동생이 오면 꼭 초치는 소리를 해서 나중에 사달이 나는데

그걸 말리면 또 그 표정을 짓는다.

내가 엄마한테 항의, 불만 표출은 많이 했지만, 표정 이야기는 처음.

밥 먹으면서 한참.. 앞으로 다신 그 표정 짓지 말라고, 말로 하라고, 욕 대신 그 표정이냐고 했더니.

기분이 상한 모양인지 계속 말이 없다.

나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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