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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벌레씹은 표정

hwriter 2015. 12. 22. 17:33

지난 번에 택배를 찾으러왔을 때 벌레씹은 표정으로 날 보던 동생.

그게 참 싫다. 난 억울해서 살짝 울부짖었는데 끝까지 멸시하는 표정으로 사라진다.

도대체 지가 도움을 받았으면 받았지 해준 게 뭐 있다고 저런 거만한 표정인지.

그저께인가 엄마가 반찬을 갖다주면서 언니랑 화해하라고 했더니

버럭버럭 난리를 쳤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조카와 택배를 가지러 왔을 땐 표정이 괜찮았는데..

매일 스무시간씩 자는 내가 니 벌레씹은 표정으로 살고 있을까봐 걱정해야겠냐.

올초에 싸웠을 때도 한동안 그런 표정이었다.

소소하지만 도움받는 게 꽤 많다면 많다.

엄마가, 언니 도움 많이 받았잖니.라고 말했더니 한 열 번? 그러더라는데.

가을에 내가 조카 학교 점심시간에 갔던 것만 해도 거의 두 달 된다.

비오니 하교대신 시켜주라고 해서 나간 적도 있고.

체험학습 하교시켜주라고 해서 나갔었고.

학교준비물을 밤에 사다달래서 나가서 사다 준 적 있고.

동생이 병원 갔을 때 두어번 애들 가서 봐준 적 있고.

적립금으로 몇십만원어치 제품을 사 준적도 있고.

가서 설겆이 청소를 해주기도 하고.

내가 내 유세를 하자고 적는 게 아니다.

기쁨일기 감사일기 라는 게 있다. 하루 세 가지씩 적다보면 인생이 밝아진다는..

나야 늘 단조로운 생활을 하니 적을 게 없어서 며칠하다 말았지만.

동생은 애들도 있고 변화가 있는 생활을 하니.

그리고 나와 엄마가 도와주는 일이 종종 있으니 하루 세가지는 적을 수 있을 거다.

적다보면, 내가 도움을 많이 받고 살고 있구나... 외롭지 않구나..연대감같은 것도

느끼고 삶이 좀 더 희망적으로 보일 수 있을 거다.

저 위에 껏들은 내가 아니라 걔가 적어야 한다.

근데. 매번 해줘도 아무것도 기억못하니.

힘든 삶에 아주 크게 도움이 안되어서 그런 건지...

무엇보다 왜 자기가 늘 고자세인지..

왜 싸우면 나만 울어야 하는지.. 못되처먹었다.

 

 

약을 안 먹으면서 점점 수면시간이 늘어나는 건 알았다.

그러다가 동생일이 터지면서 스무시간씩 자고...

늘 규칙적으로 하던 것도 하나도 못하고 다이어리에 하루 몇줄씩 적는 것도 못해서 공백이고.

결국 어제 엄마에게 약을 타달랬는데 내가 약한 모습을 보여서 그런지 또

자꾸 잔소리를 해서 엄마랑도 조금 싸웠다. 지겨운 인간.

아무튼 결국 오늘 엄마가 약을 타와서 약 먹고 자고 일어나서

오랫만에 방청소를 대충하고... 블로그에 글을 쓴다.

머리와 등은 여전히 경직되어있고.

맘은... 정리가 안되어서... 미치기 일보직전 비슷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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