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이사중입니다)

엄마와 싸우는 주된 이유를 알았다 본문

일기

엄마와 싸우는 주된 이유를 알았다

hwriter 2019. 8. 25. 23:16

수요일부터 거의 닷새째 말을 안하고 있다.

내가 일이 있어서 잠깐 나가는데 검은 마스크를 쓰고 나간다고 하자 엄마가 보기 안좋다고 막는 거다.

그래서 대판 싸웠다.

내가 이 나이에 옷차림에 간섭받을 이유가 없다.

저 인간은 아직도 나와 스스로를 분리못하고 있다.

내가 방문을 닫으면 질색했던 때가 있었다.

옷차림도 그렇고 문닫는 문제도 여러번 싸움을 거쳐 좀 정신을 차렸나 했는데 아직도 간섭을 한다.

2008년에 잠시 직장 다닐 때도 엄마가 입혀주는 대로 옷을 입고 다녔다.

진짜 그 땐 제정신이 아니었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많이 발달하지도 않았고.

뭐, 여하튼 검은 마스크가 뭐 어때서. 남들 보기 안 좋다는데, 아무도 신경안쓴다, 상관도 없고.

수요일에 마스크를 쓰고 외출했다가 돌아와서 엄마랑 하루종일 말을 안하고

그다음날 아침에 중요한 전화 문제로 엄마가 말을 시켜서 다시 대화를 했는데.

밤에 얘길 하다가 내가 다시 마스크 문제를 꺼내 앞으로 절대 간섭하지 말랬더니...

아니나다를까 여전히 간섭할 예정인 모양이었다.

그 날 아침에 전화가 안 왔으면 나한테 말 안시켰을 거고 또 며칠 말 안했을 거다.

그리고 나중에 자기 기분 풀어지면 말 시키고. 

그래서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된 것이, 엄마와 싸우는 이유다.

엄마는 그게 대화라고 하지만 개뿔.

요즘 엄마와 내가 하는 이야기의 60%는 엄마 아픈 이야기, 20%는 먹는 이야기, 20%는 사는 이야기+뉴스 이야기 정도 된다.

먹는 이야기도 거의 건강 문제에 관한 거라 거의 80%가 엄마 아픈 얘긴데.

듣기 좋은 소리도 삼세번이라고. 정말 매일 똑같은 얘기 듣고 있으려면 지겹고.

내가 인터넷 검색해서 말해줘도 잘 듣지도 않고, 말해 준걸 또 잊어먹고. 똑같은 얘기 또 해야 하고.

그래서 내가 짜증과 화를 자주 내는데....그래, 물론 성격 좋으면 덜하겠지.

근데 성격 좋으면 집에서 이러고 있겠나.

나 나름대로는 그래도 서로 돕고 살자는 주의인데, 엄마는 그걸 잘 모르는 것 같고.

그냥 내가 다 받아주길 바라는것 같다.

내가 이러고 있는 걸 받아주는 건 자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또 다른 문제고.

일단 이러고 사는 와중에는 서로 윈윈해야지.

내가 일방적으로 다 이해해줄 수는 없다.

.... 쓰다보니 좀 정리가 안되는군.

아무튼, 자기가 간섭하는 걸.

살면서 그런 말도 못해? 라고 하는데.

못한다!

엄마는 몸이 냉하고, 난 더위를 잘타고 몸도 늘 덥다. 

그리고 뜨거운 걸 못 먹어서 먹으면 입천장이 까지곤 한다. 

그런데 엄마는 여름에도 식사 때마다 데워먹으라고 강요한다.

그럼 내가 기분이 보통일 때는 나 뜨거운 거 못 먹잖아 라고 넘어가지만

기분이 저조하면 화를 낸다.

그게 거의 매일 반복된다.

이번에 그걸 깨달은 거다.

내가 성격이 더러워서 싸움이 나는 게 크다고 생각했는데, 주원인은 엄마의 매일 반복되는 간섭이었다!!

어디선가 들었는데 부부관계도 잘 유지하려면, 상대방이 싫어하는 걸 하지 말라고 하더라.

그런데 엄마는 왜 수십년을 똑같은 소리를 하는 건지. 내가 싫다는데.

자기가 좋은 걸 강요하지 말라고!!!

나는 자기가 아니니까. 

말 안한지 며칠 됐으니까 자기 기분은 풀렸고,

또 내일 약 타러 가야되는데 내가 대신 가줬으면 하니까 또 은근히 말을 시키는데.

어림없다.

간섭안하겠다고 할 때까지는 계속 말 안할 거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0) 2019.08.27
답답하고 고립된 느낌  (0) 2019.08.26
알라딘에서 딘앤델루카 가방 1470원에 구입  (0) 2019.08.24
이혼 스캔들  (0) 2019.08.22
당근 입성  (0) 2019.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