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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오랫만에 원망글

hwriter 2019. 3. 4. 23:26

17년 12월에 머리 정리하러 미용실에 간 후 안 가서 머리가 꽤 길었다.

그냥 왠만하면 늘 빙빙 돌려서 큰 핀으로 올리고 있었는데 요즘 들어 좀 풀르고 있었더니.

그걸 또 꼬라지를 못 봐주고 머리를 자르라며 돈을 준다.

나는 미용실 가는 걸... 싫어한다.

미용사들이 수다떠는 게 싫고, 할 말도 없고.

그래서 재재작년인가 했던 것처럼 또 혼자 가위로 머리를 거의 단발 길이로 잘랐다.

이번엔 유튜브를 보며 했지만... 자른 뒤  머리카락을 치우기가 간편했다는 것 외에 큰 메리트는 없었다.

아무튼, 머리를 자르고 나니까 이쁘댄다.

그 자기말 들어서 이쁘다는 말, 머리 잘라서 이쁘다는 말 난 듣기 싫다.

어차피 묶을 거니까 상관없지만 쥐 파먹은 머리가 됐는데 뭐가 이쁘단 말인가.

전부터 애취급하는 말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매번 저런다, 정신 못차리고.

그래서 발끈했다.


설에 이모가 반찬을 갖다줘서 점심에 밥을 먹기 시작했다가...

지금은 그게 습관으로 정착하기 전에 반찬이 떨어져서 다시 밥을 잘 안 먹고 있다.

근데 엄마 본인도 점심에 밥을 안 먹는다. 위가 나빠지기 훨씬 전부터 점심엔 밥을 안 먹었다.

그런데 아까 반찬이 많다며 내일 점심밥을 먹으라고 강요한다.(참고로 반찬이 많지 않다)

그러면서 점심에 밥 차려 먹으니까 이쁘던데. 라고 한마디를 해서 또 발끈했다.

그랬더니 그 말이 할 수도 있는 말이고 나이든 사람한테도 하는 말인데 왜 싫어하냐고 하길래

그런 애취급하는 말을 내가 이 나이에 들을 이유가 없다.

그런 말은 어렸을 때 해줬어야지. 라고 하니까 엄마가

언제까지 원망할 거냐고 해서 ..... 싸움이 이어졌다. 


여섯살 때라고 한다. 내가 큰외삼촌네 6개월간 맡겨진 것이.

(엄마가 나더러 고마워하라고 작년에 말했었다. 된장)

몇 가지가 기억나는데 그 중에 한 가지는 내가 밥 먹을 때 밥알을 남기지 않고 먹자

큰 외숙모가 칭찬해준 것이다.

어린 마음에도 당연한 걸 뭘 칭찬하실까 생각했었다. 

이걸 지금의 난 이렇게 해석한다.

평소에 얼마나 칭찬받은 적이 없으면 이게 기억이 날까.

그리고 엄마가 칭찬해준 것 중에 유일하게 기억이 나는 건.

4학년 땐가 내가 방안에서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유행가를 흥얼거렸는데(이상은의 사랑할거야? 던가)

엄마가 그래, 그렇게 활발하게 행동하라며 보기 좋다는 식으로 말했던 것.

이것도 얼마나 칭찬해준 게 없으면 이럴까 라고 지금의 나는 해석하고 있다.


왜 자기한테 고마워하지 않냐고 하길래

안 낳아줬으면 고마웠을 거라고 했다.

그러니까 그건 누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네 운명이라고 한다.

... 그렇게 생각하니까 자기 잘못이 1도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겠지, 여태껏.

예를 들어,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고 그건 니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엄마가 있다면 

다 내 잘못이야 라고 생각하는 엄마보다는 훨씬 마음이 편하겠지.

극단적인 예고, 내가 이 나이에 들기에는 한심하고 비겁한 예일지도 모른지만, 틀린 말은 아니라 본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같이 살고 있다.

그러니까 서로 성질을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데,

내가 싫어하는 거 알면서 주의하지 않고 말을 그냥 내뱉는 건 분란을 조장하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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