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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이사중입니다)
초치기 본문
사흘전부터 하루 만보씩 걷기로 했다.
만보기가 정확하지 않은 것 같아서, 검색해보니 어플이 있어서 다운받아서.
그저께는 오천보를 걸었고.
어제는 만보를 걸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다보니, 걷다보면 하루가 다 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100일 정도 하면 체력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8500보 정도. 남은 1시간 동안 1500보를 채워야 한다.
걸음이 느려서 두시간 반 정도 토탈 걸리는 것 같다.
그리고 원래 좀 몸이 더운 체질이기도 하고, 많이 걸으니 땀이 나서
여름 나시를 꺼내 입었다.
그런데 엄마가 오늘 생로병사를 보더니..
달리기가 좋다고. 우울증에 좋고 심혈관질환, 뼈, 근육에 좋다고 나왔다.
나보고 대놓고 달리기를 하라고는 안 하는데 은근히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 같아서.
초치는 소리 하지 말랬더니 암말안한다.
내가 정곡을 찌른 것이다.
그런데 사례자 네 명중에 관절이 안 좋은 아저씨가 나왔다.
1년전부터 무릎이 붓고 아프다는 것이다.
마라톤 코치가 네 명을 전문적으로 이끌었다.
그 중 한 명은 비만인데, 굳이 꼽자면 나는 그 타입이다.
방송에서 그 아저씨는 첫날 달리지 못했다.
그래. 그러니까 나도 나에게 맞는 걷기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엄마는 사흘전부터 걷고 있는 나에게 암말 안하더니,
오늘 생로병사 보면서 "와~ 저것봐!! 달리기가 저렇게 좋대!!"
이러면서 은근히 압박하는 것이다.
걷는 거 갖고 운동이 되겠니. 그거겠지.
다시 이야기를 돌려서... 무릎관절 안 좋은 아저씨도 60일 프로젝트를 해서 좋아졌다고
나왔는데... 엄마는 끝까지 보질 않는다. 자기한테 적용될 얘긴데.
물론 그 아저씨는 좀 젊긴 하다.
아무튼 방송을 보면서 계속 걷다가 엄마의 말에 신경질이 나서
내 방으로 들어가버리고 싶어졌지만 참았다. 좁아서 걸을 수가 없으니.
그리고 내 의견을 말했는데도 계속 잔소리를 하길래,
엄마도 저 아저씨처럼 해보라고. 난 나한테 맞는 거 하고 있다고 했더니
어휴.. 하면서 방문을 닫아버린다.
또 엄마탓을 하게 되는데...
내가 뭘 시작하면 매번 저런 식으로 초를 치고 싶어지나보다.
저질체력인 내가 하루 만보 걷기를 시작한 지 며칠 되었다고 뛰라고 하는지.
100일 지나면 뛸 수도 있을지 모르지. 이 동네에 딱히 뛸만한 장소도 없구만.
암튼... 초치기 전문가이다.
내가 맘에 안 들겠지만...
내가 맘에 들려면, 당장 밖에 나가서 취업을 해야 하는데..
그거 말고 다른 거 하면 다 맘에 안 들거다.
그래서 뭘하든 초를 친다. 내 의지를 좌절시킨다.